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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이제는 주사기가 위로 던져졌다가 아래로 착, 살에 감기는 소리를 내며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교도관이 행하는 ‘모든’ 일은 일정 이상 허가 되며 그것이 죄수에게 있어서 치욕적인 행위라 하더라도 그것은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라는 이야기.”
주사기가 한 번 더, 이번엔 보다 높게 위쪽으로 던져졌다.
“여기는 워낙에 자기 욕망에 투철하신 분들이 많은 지라 갖은 성행위들이 범람하는 곳이에요. 그것을 위한 시설들도 있고... 또 그런 짓을 하다가 잘못 되어서 여기로 실려 오는 분들도 제법 있고요. 대부분 당하는 죄수들이긴 하지만?”
아래로 내려온 주사기는 다시 닥터 윌의 손에 쥐어지며 이번엔 자연스레 쓰레기 통 안으로 던져져 들어갔다. 어차피 다 쓴 것이라 그런가, 틱틱거리며
플라스틱이 부딪히는 소리에 그쪽으로 시선을 두니 통 안에는 제법 많은 주사기들이 버려져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무언지 모를 약병들도 상당수.
아무래도 소독약 냄새나 무언가의 냄새가 섞여져 났던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일지도. 닥터 윌은 무언가를 이어 말하려다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는 떠오르는 게 있는 것인지 한 층 밝아진 얼굴로 정리하던 상자 안을 뒤적여 자그마한 젤 하나와 연이어진 콘돔 세 개, 그리고 알 수 없는 약 한통을
꺼내었다. 남자의 두 손아귀 안을 가득 채우던 물체는 곧 나에게로 건너왔다. 나는 그것을 받아들곤 그가 설명하길 기다렸다.
Unknown Track - Unknown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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